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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인터뷰] "나이 먹을수록 물음표를 달아야지..만족하면 끝이야"

“허허. 저기가 이화여고인가? 저 운동장 기억이 나네.”본지와 인터뷰를 위해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를 찾은 김성근(81) 감독은 20층 라운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일본 교토 가쓰라 고교 시절 재일동포야구단 선수로 서울에 처음 왔던 그는 64년 전 교정을 떠올렸다. 1959년 당시 두 학교는 자매결연이었다고 한다.고교 시절 처음 와본 한국에서 야구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1964년 가족과 헤어지며 영구 귀국했다. 이후 실업야구 선수로 활약한 그는 스물여덟 살에 마산상고 감독을 맡았다. 고교‧실업팀, 프로야구 6개 팀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팔순이 넘은 지금도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감독으로서 야구와 대화하고 있다.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달라졌어도 그는 54년째 리더다. 그가 감독 생활을 시작한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묻고 싶었다. 어떻게 사람을 이끄느냐고. 또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느냐고.- 감독님의 지도자 경력이 일간스포츠 역사와 같다. 본지와 추억도 많을 텐데.“일간스포츠가 오래된 만큼 추억도 많지. 1971년 제9회 서울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는 대회 중간에 감독 대행을 맡은 고(故) 김영덕 선배(1936~2023)가 우승으로 이끈 대회였어. 내가 그때 일간스포츠 관전평을 썼거든. 전임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은 김영덕 선배를 표현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이라고 표현했는데 (독자들이 부정적인 뜻으로 받아들여서) 난리가 났지. 한국어 뉘앙스를 모르고 쓴 말이었거든. 당시 내 소속팀 기업은행의 행장실로 불려가 ‘한국어가 익숙지 않아서 그랬다’고 해명해서 안 잘렸지.”김성근 감독은 일본 지바 롯데 코치 시절인 2006년에도 일간스포츠에 칼럼을 연재했다. 당시 롯데에서 그의 역할은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지도하는 것이었다. 사제지간이었던 둘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동등한 입장에서 맞대결하고 있다. ‘최강야구’ 초대 감독이었던 이승엽이 지난해 말 두산 지휘봉을 잡았고, 비슷한 시기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고문에서 물러난 김성근 감독이 2대 사령탑을 맡아 ‘제자의 후임’이 된 것이다. 두 팀의 대결은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프로팀이 아닌 은퇴 선수들로 구성된 ‘최강야구’를 이끌고 있다.“방송국에서 섭외가 들어왔을 때 내가 거절했다. ‘거기(예능) 가면 뭐하겠나’라고 생각했다. 안 하겠다고 하고 TV를 봤는데, 선수들이 진지하게 전력질주를 하더라. 못할 때 아쉬움도 갖고 있고.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담당 PD가 승률 7할이 ‘최강야구’의 목표라고 하더라. 그게 좋았다. 분명한 목표가 있으니까.”- 은퇴 선수들에게 어떤 당부를 하셨나.“‘최강야구’ 선수들이 경기에서 지면 ‘(우리가) 프로 출신인데 창피하다’라고 몇 번씩 얘기하더라. 그거다. ‘너희 지금도 돈(출연료) 받고 있지 않느냐. 그럼 프로다’라고 이야기했다. (돈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돈을 받으니) 사명감을 가지라는 거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도 하는 말이다. 100원을 받아도 일은 일이다.”- 또 무슨 말씀을 하셨나.“지난해 가을 내가 한국시리즈를 5년 만에 봤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움직이지 않더라. 몸이 안 움직이고, 머리도 안 움직이더라. 은퇴 선수들의 육체는 전보다 못하지만, 머리는 괜찮다. 그 머리를 왜 안 쓰냐고 했다. 머리로 야구하는 걸 후배들에게 보여주라고 했다. 야구 선수로 은퇴해서 마흔다섯 살쯤 됐으면, 사회인으로서 예순 살(정년퇴직) 정도 아니냐. 그래도 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사회에도 전해주라고 당부했다.” - 은퇴 선수들이 달라졌나.“내가 놀란 건 자기 돈 내고 해외로 훈련을 간 선수들도 있다고 하더라. 새로운 의식이 생긴 것 같다. 나이 먹었다고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 (이대호 등) 프로에서 은퇴한 선수들이 ‘최강야구’로 넘어오고 있다. 그러면 다시 경쟁이다. 은퇴 선수 중에서 나이가 많으면 밀려날 수 있다는 거다. 그게 세상이다.”- 40대 감독 시절에도 20대 선수를 가르쳤고, 지금도 젊은 선수들과 소통한다. 뭐가 다른가.“내가 쌍방울 감독 시절에는 포수 박경완을 많이 혼냈다. 공 배합을 똑바로 못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면 내가 조인트(무릎)도 까고 그랬지. 그렇게 혹독하게 해서 한국 최고의 포수가 됐잖아. 그런데 지금은 선수를 불러놓고 하나하나 상세하게 이유를 말해준다. 젊은이를 대하는 방법은 달라졌지만, 근본은 똑같아. 리더는 책임을 지고, 팀원들이 사명감을 갖도록 해야 하는 거야.” -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무슨 일이든 적당히 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법이다. 선수들에게 ‘네 주관대로 다 하라. 은퇴할 때 후회 하지 말라’고 말한다. 강물의 흐름은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 그런데 지금 세대는 똑같은 흐름 속에 살고 있다. 너무 편안하다. 지금 선수들은 잘못하면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조금 잘하면 만족해 버린다. 포기도 빠르지.”- 그런 이유로 감독님이 선수를 ‘강하게 푸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람들은 내가 선수를 혹사시킨다고 비난하지만, 내게는 교육이고, 육성이다. 내가 2007년 SK 와이번스 감독을 맡아서 중견수였던 정근우(은퇴)를 2루수로 돌렸다. 정근우는 입단 당시 내야수였는데 (송구가 좋지 않아서) 외야수로 바꾼 거지. 포기하면 쉽지만, 그럼 강해질 수 없잖아. 최정(SSG 랜더스)도 땅볼을 다 놓쳤어. 혹독하게 훈련 시켰는데 다 따라오더라고. 잘 키워보고 싶었는데 곧 최고의 3루수가 됐지. 태만해선 안 돼. 내가 뒤로 물러서면 파도가 몰아쳐. 한 걸음 더 피하면 쓰나미로 이어지지.”- 20년 넘게 감독님을 봐왔지만, 그 원칙 하나는 달라지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한 방법은 바뀌기도 해야 할 것 같은데.“맞다. 나이가 들수록 나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경기 중 왜 지시를 안 했지? 선수를 왜 안 바꿨지? 평생 이렇게 묻고 답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늘 반성해야 한다. 그렇다고 뒤를 보면 안 된다. 시선은 앞으로, 미래로.”- 가장 오래된 스포츠 미디어인 일간스포츠에 하는 말 같기도 하다.“신문 기사에 악센트가 필요하다. 뉴스는 인터넷에 얼마든지 많다. 기사 하나를 써도 그 목적이 분명하면 좋겠다. 내가 신문은 잘 모르지만, 1면에 퀘스천 마크 하나만 붙여봐라. ‘왜? 어떻게?’라는 메시지를 주는 거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그걸 가지고 토론해봐라. 남이 갖지 않은 1%를 가지려고 다 같이 노력해봐라. 51대49면 이기는 거다.”- 여전히 열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얼마 전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서 ‘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다시 태어나도 야구를 하기보다는, 야구를 계속하고 싶다고 답했다. 야구가 지금보다 재미있어지려면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그러려고 평생 야구 일기를 써왔다. 나는 지금도 불안, 불만, 부족과 함께 살아간다. 그러면서 더 나아진다. 마음 같아서는 100세까지 야구를 하고 싶은데 (암 수술을 3번이나 했으니) 의사가 안 된다고 하더라. 허허. 중요한 건 만족은 사람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이다. 만족하면 (발전은) 끝난다.”- 지금 말씀이 좌우명 일구이무(一球二無, 공 하나에 두 번의 기회는 없다)를 설명하는 것 같다.“이 말의 진짜 뜻을 아는가? 처음 기회는 자신에게 왔는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기회인지 아닌지도 모른다. 세 번째 기회는 알고도 놓친다. 그러니까 준비, 또 준비하라는 거다.” - ‘이 나이에도 야구장으로 출근하는 길이 가장 즐겁다’고 하였다. 회사로 출근하는 길이 즐거울 수 있도록 한마디 해주신다면.“잘못한 일은 그날 반성해야 한다. 그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러면 다음 날 출근길이 즐거울 거다. 새로운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다. 평원에 서 있으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절벽에서 두 팔로 겨우 매달려 있다고 생각해보라. 날씨를 탓하고, 바람을 탓할까? 오직 살 생각만 하게 된다. 그렇게 생존법을 찾아보는 거지. 허허.”김식·윤승재 기자 2023.02.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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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SK서 우승 놓친 염경엽 감독, LG에서 첫 챔피언 반지 끼나

염경엽(54) 한국야구위원회(KBO) 국가대표 기술위원장이 LG 트윈스 지휘봉을 잡는다. LG는 6일 "제14대 감독에 염경엽 해설위원을 선임했다. 계약기간 3년,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옵션 3억원)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염경엽 신임 감독은 LG와 인연이 깊다. 1991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LG에서 운영팀, 스카우트팀, 수비 코치 등을 역임했다. 이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팀을 이끌었다. '염갈량'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정상 등극에는 아깝게 실패했다. 염경엽 감독이 넥센 지휘봉을 잡은 201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4차전까지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5차전 1-0으로 앞선 9회 말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다음날 6차전마저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6시즌 종료 후 넥센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18년 SK 단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뒤, 이듬해 트레이 힐만 감독이 떠난 자리를 이어받아 사령탑에 올랐다. SK는 2019년 막판까지 2위 두산 베어스에 9경기 차 앞선 선두를 달렸지만 결국 최종일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플레이오프에선 키움에 3패를 당했다. 염경엽 감독은 2020년 6월 25일 두산과의 홈 경기 도중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나갔다. 9월 1일 현장에 복귀했지만 다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SK는 박경완 감독 대행체제로 시즌을 끝까지 운영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계약 기간 1년을 남겨두고 팀을 떠났다. 이후 미국 연수를 다녀오고, 해설위원과 국가대표 기술위원장을 역임했다. LG는 우승에 목마르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마지막이다. 팀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고, 올 시즌엔 구단 역대 두 번째로 높은 0.613의 승률을 이끈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한 것도 우승을 위해서다. 정규시즌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으나, 포스트시즌 경기 운영에서 다시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사령탑 재임 기간 738경기에서 406승 325패 7무(승률 0.555)를 기록했다. 지휘봉을 잡은 6시즌 중 시즌 도중 자리를 비운 2020년을 제외하면 매번 팀을 가을 무대로 올려놓았다. 염경엽 감독은 "KBO리그 최고 인기 구단 LG 트윈스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팬들이 어떤 경기와 성적을 원하는지 느꼈다"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감독이 되겠다. 최근 젊은 선수들의 큰 성장을 보여준 LG의 육성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성장의 연속성을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집중하겠다. 그리고 팀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리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도 염경엽 감독도 우승 반지를 원한다. 이형석 기자 2022.11.0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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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최정 '최연소 2000경기' 달성...김원형 감독 "꾸준하고, 좋았기에 가능"

"잘해야 꾸준하게 경기를 나올 수 있다.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계속 나가니 그런 대기록이 세워진 것 같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2000경기 출장 최연소 기록을 세운 최정(35)에게 축하와 칭찬을 전했다. 최정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3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2005년 프로 데뷔 후 이날 전까지 1999경기에 출전했던 그의 2000번째 경기다. 2000경기 출장은 KBO리그 역대 16번째. SSG 팀 소속으로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 박경완 전 감독대행이 기록한 이후 두 번째다. 그의 나이 만 35세 5개월 9일. KBO리그 역대 최연소 2000경기 출장 기록이다. 2005년 SK에서 데뷔했던 최정은 매 시즌 꾸준히 출장하며 대기록을 쌓았다. 통산 400홈런을 넘어섰고, 2000안타도 눈앞이다. 기록을 쌓아가며 경기 수도 빠르게 쌓였다. 종전 최연소 기록은 김민재 현 SSG 수석코치가 한화 이글스 시절 35세 8개월 4일의 나이로 세운 바 있다. 약 3개월 가까이를 단축하게 된 셈이다. 김원형 감독은 "2000경기 출장은 야수 쪽에서 이룬 선수가 많지 않다. 아무나, 쉽게 이룰 수 없는 기록이다. 잘해야 하고, 경기도 계속 나와야 한다. 좋은 모습으로 계속 나와주니 그런 대기록이 세워지지 않았겠나"라고 칭찬했다. 한편 KBO(한국야구위원회)는 KBO 표창규정에 의거해 최정에게 기념상을 시상할 예정이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8.0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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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주유소에서 붉은 비룡까지, 와이번스가 남긴 순간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야구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 전망이다. 지난 2000년 3월, 인천에서 태어난 비룡이 남긴 21년의 역사를 사진으로 되돌아봤다. ▶'푸른색'의 비룡군단 2000년 쌍방울 레이더스 인수 후 재창단한 SK는 지금의 붉은색보다는 짙은 푸른색 유니폼이 더 눈에 띄었다. 일각에선 주유소와 같다는 얘기도 있었다. 초대 감독인 강병철 감독 이후 2003년 조범현 감독이 부임, 이어 FA로 박경완이 입단하면서 돌풍을 예고한 SK. 시즌 막판 접전 끝에 4위를 차지하며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강호 삼성과 KIA를 물리치며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는다. 상대는 90년대 후반부터 최강팀으로 자리 잡았던 현대 유니콘스. '인천'이라는 연고지를 쓴 두 팀의 매치업으로 팬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SK는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공공의 적' 김성근 감독의 SK SK는 2006년 그룹의 CI를 붉은색으로 바꾸며 변화를 맞이한다. 특히 구단은 조범현 감독과 결별 후 김성근 전 LG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KBO리그에 신흥 강호로 자리 잡게 된다. 2007년 창단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한국시리즈 3회 우승, 1회 준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2000년대 후반 최강팀임을 입증했다. 특히 국가대표 에이스 김광현을 시작으로 최정, 정근우, 박경완 등 맹활약했다. '가을야구'하면 빼놓을 수 없는 조동화, 박정권 등 선수들의 활약 역시 우승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 ▶김성근 감독 그 이후 영원할 것 같았던 SK와 김성근 감독은 2011년 초부터 금이 가기 시작한다. 구단과 재계약 문제로 갈등이 이어지다 김성근 감독은 8월 "시즌이 끝나면 떠나겠다"고 선언했고, 구단은 다음날 김 감독을 경질했다. 후임은 이만수 감독 대행이 맡았는데, 당시 일부 SK 팬들은 김성근 감독의 경질에 대해 항의하며 구단과 이 감독 대행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1년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로 다시 한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SK는 KIA와 롯데를 꺾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하지만 삼성에 패배하며 준우승을 거둔다. 다음 해인 2012년에는 이만수 정식감독과 함께 시작한 SK.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롯데를 꺾고 6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으나, 이번에도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을 넘지 못했다. ▶다시 등장한 '가을'의 SK, V4 SK는 이만수 감독이 2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뒤 김용희 감독을 선임한다. 하지만 부임 첫해 와일드카드에서 1패 하며 탈락, 이듬해에는 6위로 가을야구에 참석하지 못한다. 이후 구단은 김용희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게 된다. MLB 출신 트레이 힐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SK는 첫해 다시 한번 와일드카드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듬해 강력한 홈런군단을 앞세워 정규시즌 2위를 거둔다. 플레이오프에선 극적인 끝내기 홈런 끝에 넥센(현 키움)을 꺾고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는다. 상대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던 두산. 하지만 SK는 팀컬러인 '홈런'을 앞세워 6차전 접전 끝에 V4를 달성한다. 김우중 기자 사진=IS포토 2021.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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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코멘트로 돌아본 2020 KBO리그

사령탑의 말 한마디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걱정과 희망,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가 있다. 감독의 야구관이나 개성도 엿보인다. 일간스포츠는 KBO리그 감독이 남긴 코멘트를 통해 10개 구단의 2020년을 돌아봤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희망적이지 않을까." 최원호 한화 전 감독대행=12월 8일 열린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지도자상을 받은 뒤 남긴 말. 그는 올해 정규시즌 114경기를 지휘하며 역대 한 시즌 최장 기간(145일) 임시 사령탑 기록을 세운 뒤 2군 감독으로 돌아갔다. 최하위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최원호 감독대행은 한화의 재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로 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두 번째 투수 결정이 가장 어렵다." 박경완 SK 전 감독대행=8월 7일 롯데전을 앞두고 전한 고충. 박경완 전 대행은 염경엽 전 감독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쓰러진 뒤 지휘봉을 잡았다. 1군 사령탑의 어려움은 예상보다 컸다. 그는 "막상 하다 보니 막히는 게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선발 투수를 언제 바꿀지, 두 번째 투수로 누굴 내보낼지 특히 고민했다고 한다. SK는 시즌 내내 악재 속에서 싸워 9위를 기록했다. 2021시즌은 새 사장·단장·감독 체제로 맞이한다. "현장의 느낌도 중요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10월 6일 LG전 대타 교체 배경을 설명하며 남긴 말. 허삼영 감독은 1-2로 뒤진 9회 초 1사 1·2루에서 장타력이 있는 이원석 대신 교타자 강한울을 투입했다. 강한울은 볼넷을 얻어냈고, 강민호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은 연장 승부 끝에 3-2로 이겼다. 전력분석 팀장 출신 허삼영 감독은 '데이터 야구'를 추구한다. 그러나 이때는 이원석의 타격 밸런스가 흔들리는 걸 주목했다. 데이터에 직관을 접목한 그의 두 번째 시즌이 기대된다. "8월에 치고 올라간다." 허문회 롯데 감독=롯데가 8위까지 떨어진 7월 초 남긴 말. 팬들은 '8·치·올'로 줄여 불렀다. 허문회 감독은 롯데 선수들의 체력을 아낀 뒤 다른 팀들이 지치기 시작하는 8월에 승부를 걸겠다는 계산이었다. 롯데는 8월 치른 23경기에서 승률 0.636를 기록하며 잠시 반등했다. 그러나 전반기 잃은 승수를 만회하지 못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20년 시행착오가 허문회 감독에게 자양분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두산·LG 이길 방법 찾겠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10월 22일 한화전을 앞두고 전한 2021시즌 각오. KIA는 9월까지 5위를 지켰다. 그러나 10월 27경기에서 승률 0.370(10승17패)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 기간 두산에 4패, LG에 3패(1승)를 당한 게 치명적이었다. 상대 전적도 약했다. 두산에 3승13패, LG는 5승11패였다. KIA 간판타자 최형우와 1선발 애런 브룩스가 잔류했고, 빅리거 출신 다니엘 멩덴이 가세했다. 2021시즌은 재도약을 노린다. "채울 것이 많아 사퇴하게 됐다." 손혁 전 키움 감독=키움은 10월 8일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여기에 손혁 전 감독이 자책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정규시즌 종료가 3주 남은 상황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확정된 팀의 감독이 물러났다. 자진 사퇴가 아니라 경질됐다는 의혹이 커졌다. 구단은 김창현 퀄리티 컨트롤코치를 감독대행으로 내세웠다. 키움은 5위로 떨어졌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해 가을 야구를 마쳤다. "작년과 똑같은 순위로 마쳐 죄송하다." 류중일 전 LG 감독=11월 5일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 패전 뒤 남긴 말. LG는 정규시즌 143번째 경기까지 2위를 지켰다. 그러나 시즌 최종전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팀 분위기가 처진 채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과했으나, 준PO에서 '잠실 라이벌' 두산에 2연패를 당했다. LG는 류지현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이강철 KT 감독=셋업맨 주권의 '혹사 논란'이 생길 때 전한 말. KT는 시즌 50차전까지 23승27패를 기록하며 리그 8위에 머물렀다. 이강철 감독은 박빙 승부에서 주저 없이 주권을 투입했다. 주권을 3경기 연속 내보내는 등의 승부수를 던졌다. 이강철 감독은 "1점 차 경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시기에 쌓은 승리가 모여 KT는 5할 승률을 회복했고, 이후 2위까지 올라갔다. KT는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단기전은 실험하는 무대가 아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KT와의 PO 2차전을 앞두고 한 말. 김태형 감독은 두산을 6년(2015~20시즌) 연속 한국시리즈(KS)로 이끌었다. 특유의 '직관 야구'가 2020 포스트시즌에서도 빛났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기세가 밀리면 선발투수를 1회라도 강판시켰다. 변칙이 아니라 그의 원칙이었다. 이길 확률이 가장 높은 투수를 기용하는 것이다. 선택이 실패해도 변명하지 않는다. 두산은 KS에서 NC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그러나 두산의 가을은 또 뜨거웠다. "내 야구는 '선수가 하는 야구'다." 이동욱 NC 감독=KS 우승 뒤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남긴 말. 이동욱 감독은 선수 시절 비주류에 가까웠다. 지도자의 길도 순탄하지 않았다. NC 감독이 돼서도 '무명'이라는 말을 들었다. 데이터 활용·해석의 전문가인 그는 부임 2년 만에 NC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무명 대신 '명장'이라는 말을 즐길 법도 했지만, 그는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우승 후 여러 인터뷰에서 "감독의 임무는 선수가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0.12.3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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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감독상, NC 이동욱·KT 이강철·두산 김태형 감독 '3파전'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0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오는 8일(화) 오전 11시 40분 서울 플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감독상과 지도자상(코치상)은 올 시즌 누가 팀과 선수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끌었는지 확인할 좋은 기회이다. 감독상 수상 후보는 이동욱 NC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 김태형 두산 감독 등이다. 세 감독 모두 올 시즌 이뤄낸 성과가 대단하다. 이동욱 감독은 NC를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8년 리그 최하위로 추락한 NC를 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복귀(5위)시켰다. 올 시즌엔 우승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비주류'라는 편견을 깨고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데이터 야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빨리 깨닫고 팀에 적용했다. 두산과의 한국시리즈(KS)에선 수비 코치 출신답게 상대 중심 타자를 수비 시프트로 잡아내며 흐름을 바꿨다. 이강철 감독도 유력한 후보다. 2018년 10월 KT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 6위로 아쉽게 가을야구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정규시즌 2위로 팀을 이끄는 이변을 일으켰다. 만년 최하위 후보였던 팀을 탈바꿈한 공로를 인정받아 10월 말 3년 총액 20억원이라는 특급 대우로 재계약했다. KT는 우승 경력이 있는 감독에 준하는 계약 조건으로 능력을 인정했다. 김태형 감독도 만만치 않은 대항마다. 지난해 조아제약 시상식 역사상 처음으로 사령탑으로 대상을 받았던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에도 큰 성과를 냈다. 두산을 6년 연속 KS로 이끌었다. 결국 NC에 패했지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KS 무대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전력 불안 요소를 특유의 '뚝심 리더십'으로 지워냈다. 올해 시상식에선 기존의 코치상을 지도자상으로 확대해 진행한다. 유독 감독대행이 많았던 터라 후보군을 '코치'로 국한하지 않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과 박경완 SK 감독대행 모두 후보다. 최원호 대행은 6월 8일 사퇴한 한용덕 감독의 배턴을 이어받아 '임시 사령탑'으로 KBO리그 역대 최다인 114경기를 지휘했다. 이 기간 한화는 젊은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현재보다 미래에 가치를 둔 구단 운영을 선보였다. 박경완 대행도 '소방수' 역할에 충실했다. SK는 시즌 중 염경엽 감독이 건강 문제로 두 번이나 자리를 비웠는데, 그때마다 박경완 대행이 분위기를 추슬렀다. 시즌 종료 후 SK를 떠났지만, 지도자상으로 유종의 미를 노린다. 순수 코치 중에선 김강 KT 타격코치가 강력한 후보다. 1988년생인 김강 코치는 KBO리그 1군 최연소 타격 코치다. 선수로는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지만, 지도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KT 선수들의 능력을 잘 끌어낸다는 평가다. '만년 유망주'에서 주전 외야수로 거듭난 배정대도 김강 코치의 영향을 꽤 많이 받았다. 이 밖에 황재균·강백호를 비롯한 KT 타자들이 믿고 따르는 코치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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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 50대 올드보이 설 자리 있을까

프로야구 KBO리그에 '올드보이' 감독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올해 KBO리그 최고령이었던 류중일(57) 감독이 LG 트윈스를 떠났다. 올해 4위를 기록한 LG는 지난 5일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3전2승제) 2차전에서 지면서 2패로 가을야구를 끝냈다. 경기 종료 직후 류 감독은 차명석 LG 단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017년 말 LG 지휘봉을 잡은 류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만료됐다. 류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2011년부터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 지도력을 인정받아 LG의 우승을 기대했지만, 지난 3년 동안 LG는 정규시즌에서 8위→4위→4위에 그쳤다. 결국 류 감독은 스스로 팀을 떠났다. 또 다른 50대 감독이었던 염경엽(52)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건강이 악화돼 팀을 떠났다. 지난 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던 SK는 올 시즌 초반부터 9위로 처지면서 부진했다. 스트레스가 심했던 염 감독은 지난 6월 경기 도중 쓰러져 치료를 받았다. 약 두 달 만에 복귀했지만 5일 만에 다시 건강 문제가 생겨 선수단을 이끌지 못했다. 염 감독은 계약기간이 내년까지였지만 사퇴하기로 했다. 한용덕(55) 전 한화 이글스 감독도 10위로 부진한 팀 성적때문에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50대 세 명의 감독이 떠나면서 KBO리그에 남은 50대 감독은 김태형(53) 두산 감독, 이강철(54) KT 위즈 감독, 맷 윌리엄스(55) KIA 타이거즈 감독뿐이다. 국내파 50대 감독 둘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면서 살아남았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하는 김 감독은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이루면서 3년 총액 28억원(계약금·연봉 각 7억원)으로 최고 대우로 재계약했다. 이 감독은 '만년 하위권'이라 여겨졌던 KT를 올해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면서 지난달 26일 3년 총액 20억원(계약금·연봉 각 5억원)에 재계약했다. 이렇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지 않고서는 50대 이상 감독은 살아남기 힘든 분위기다. 지난 시즌부터 40대 감독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 말 임명된 이동욱(46) NC 다이노스 감독, 지난해 말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48) 롯데 자이언츠 감독, 허삼영(48) 삼성 라이온즈 감독 등은 모두 40대다. 올 시즌 막판에 사퇴한 손혁(47)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도 지난해 말 선임됐다. 시즌 중에 감독이 사퇴하면서 임시로 감독 대행을 맡았던 이들도 나이가 젊다. 최원호(47) 한화 감독대행, 박경완(48) SK 감독대행 등도 40대였다. 전력분석 업무를 주로 했던 김창현(35) 키움 감독대행은 무려 30대였다. 이들은 최근 야구계 불고 있는 데이터 야구에 능하다. 각종 첨단 장비를 잘 이용하고 그로 인해 도출된 기록을 분석하고 이해하는데 적극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체력과 기술을 과학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선동열(57) 전 대표팀 감독은 올해 야구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했다. 빅데이터 전문가, 세이버메트리션, 통계학자, 스포츠의학 전문의 등을 초빙해 강의를 듣고 의견을 나누면서 지도자로서 한층 성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노력을 일간스포츠에 '선동열 야구학' 칼럼으로 연재해 많은 야구팬들로부터 '신선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선 감독은 "시대가 변했고 야구를 보는 방법이 달라졌는데 나는 그동안 그러지 못했다. 후배들을 잘못 가르쳤다"고 인정했다. 선 감독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스토브리그에서 KBO리그 감독직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SK와는 면접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SK의 선택은 SK 창단 멤버로 투수 출신인 40대 김원형(48) 감독이었다. 12일 현재 감독 자리가 결정되지 않은 구단은 LG, 키움, 한화다. 새로운 시대에 50대 이상 올드보이가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11.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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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야구단 코치부터 베테랑까지 방출 러시

프로야구 가을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각 구단들은 발 빠르게 선수단을 정리하고 있다. 감독, 단장 등 수뇌부를 비롯해 오랫동안 함께 한 코칭 스태프와 프랜차이즈 선수까지 내보내고 있다. 이른바 '방출 러시'다. 올해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졌던 9위 SK 와이번스와 10위 한화 이글스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는 지난 6일 구단 창단 멤버였던 김원형 두산 투수 코치를 감독으로, 9일 류선규 운영 그룹장 겸 데이터분석 그룹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1, 2군 코치 10명과도 결별했다. 박경완 1군 수석코치와 이종운 2군 감독은 최근 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또 구단은 1군 박재상 타격코치, 서한규 작전주루코치, 이지풍 컨디셔닝코치, 2군 김경태 투수코치, 최상덕 PDA 투수코치, 김필중 배터리 코치, 정수성 작전주루코치, 조문성 컨디셔닝 코치에겐 재계약 불가 의사를 전달했다. 또 투수 박희수, 윤강민, 이재관, 내야수 채태인, 윤석민, 석호준, 박준영, 김성민, 외야수 김재현, 나세원 등 11명의 선수에게 방출 통보를 했다. 올해 최원호 감독 대행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한화는 아직 감독 선임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대신 지난 6일 1군 송진우 투수 코치, 이양기 타격 코치, 2군 김해님 투수 코치, 김성래 타격 코치, 채종국 수비 코치, 차일목 배터리 코치, 전형도 작전 코치, 육성군 장종훈 총괄, 재활군 구동우 코치, 정민태 투수 코치 등 10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수도 대거 내보냈다. 지난달 23일 김문호 등 총 6명의 선수를 방출한 데 이어 5일엔 지난 시즌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운 주장 이용규에게 방출 통보했다. 30대 중반으로 그동안 한화를 이끈 베테랑 송광민, 최진행, 윤규진, 안영명 등도 짐을 쌌다. 정민철 한화 단장은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 모색, 새로운 강팀으로의 도약 실현을 위해 쇄신을 이어나가기 위한 작업"이라고 했다. 그래도 한화 구단의 전설로 불리는 송진우, 장종훈 코치를 비롯해 송광민, 최진행, 윤규진, 안영명 등 프랜차이즈 선수들을 내보낸 것이 의외였다. SK와 한화가 상위권 도약을 위해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가을야구를 치르고 있는 두산도 발 빠르게 선수단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8일 투수 권혁, 김승회, 전용훈, 전태준, 윤산흠, 포수 정상호, 지원근, 이승민, 내야수 안준, 신민철, 구장익, 외야수는 한주성, 최지원 등과 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권혁과 김승회, 정상호는 은퇴 의사를 밝혔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는 NC 다이노스도 투수 홍성민, 박성민, 내야수 유영준, 송동욱, 외야수 박영빈, 노학준 등 2군 선수들을 정리했다. 이런 방출 러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이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도미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프로야구 관계자는 "올해 관중이 급감하면서 구단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내년 시즌에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 각 구단이 시즌이 끝나면 연봉이 높은 고참과 코치들은 정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0개 구단은 내년도 예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운영비는 줄어들 예정이다. 선수단의 규모는 올해와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연봉 총액을 줄여 경영난을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11.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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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박경완 떠나고 선동열 오나...대대적인 개편하는 SK

올 시즌을 9위로 마친 SK가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시작했다.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이 사임한 뒤 SK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중 성적 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두 차례나 경기 중 병원으로 향했다. 그는 최근 구단에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시즌 중 자리를 비워 특히 송구스럽다. 이제는 물러날 때"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의 뜻은 정규시즌 지난달 30일 구단을 통해 밝혀졌다. 대신 지휘봉을 잡았던 박경완 감독 대행도 이날 사의를 표했다. 6월부터 SK 지휘봉을 잡은 박경완 감독 대행은 "나 역시 책임감을 느낀다. 염경엽 감독님과 선수들, 팬들께 죄송하다. 수석코치를 할 때와 감독 대행을 맡는 건 큰 차이가 있더라"고 말했다. 동시에 새 사령탑 후보가 떠올랐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이 SK 고위 관계자와 인터뷰 한 사실이 알려졌다. SK 구단은 "선동열 전 감독과 접촉한 건 사실이다. 선동열 전 감독은 유력 후보 중 한 명이다. 복수의 후보를 올려놨다. 그룹의 재가를 받아 이번 주 새 감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감독 선임이 막바지에 이른 만큼 SK의 팀 개편은 더 속도를 낼 예정이다. 지난 14일 취임한 민경삼 대표이사가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최초의 야구단 사장이자, SK 단장을 지낸 경험이 있는 민경삼 대표는 재빠르게 2021년 도약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미 내년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쳤다. SK는 정규시즌 종료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새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30), 아티 르위키(28)와 계약했다. 기존 외국인 야수 제이미 로맥(35)과는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SK는 역대 어느 팀보다 빠르게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SK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내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가 어떻게 운영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좋은 선수를 빨리 잡겠다는 취지로 스카우트와 계약을 서둘렀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오른손 투수 폰트는 2006년 텍사스에 입단한 베테랑이다. 2012년 MLB에 데뷔한 그는 2018년부터 올 시즌까지 빅리그에서만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8경기에 등판, 84⅓이닝 동안 4승 5패 탈삼진 95개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SK는 "193㎝·113㎏의 체격을 갖춘 폰트는 최고 구속 시속 154㎞의 강력한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계약 총액은 100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85만 달러)다. 미국 출신 오른손 투수 르위키는 총액 75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55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에 계약했다. 2014년 디트로이트에 지명된 그는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17차례 선발 등판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2017년 MLB에선 19경기에 출전, 3패 평균자책점 5.16의 성적을 올렸다. 최고 스피드는 시속 151㎞이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외국인 투수 두 명의 교체는 일찌감치 예상됐던 가운데, 외국인 타자 로맥은 재계약에 성공했다. 역대 SK 최장수(5년) 외국인 선수가 된 로맥은 총액 115만 달러(연봉 90만 달러, 옵션 25만 달러)에 사인했다. 로맥은 올 시즌 139경기에서 타율 0.282, 32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김식 기자 2020.11.0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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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완 감독대행, SK 떠난다

박경완 감독대행도 SK 와이번스를 떠난다.프로야구 SK는 31일 "박경완 대행이 30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마친 뒤 구단에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이에 구단은 박 대행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박 대행은 구단을 통해 "감독 대행직을 수행하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며 "수석코치로서 염경엽 전 감독님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해 죄송하고 올 시즌 팀 성적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박 대행은 "익숙해진 둥지를 떠나 새로운 변화와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며 "힘든 시즌을 함께한 코치진과 선수단 그리고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고 전했다.박경완 대행은 선수 시절을 포함해 18년 동안 SK에 몸담았다. 선수 시절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13년 현역 은퇴 후 2군 감독, 육성총괄, 배터리 코치, 수석 코치 등을 역임했다.올해엔 염경엽 전 감독이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우자 약 4개월 동안 대행직을 수행했다. 염 전 감독은 30일 사퇴했고, 박경완 대행도 같은 날 팀을 떠나게 됐다. SK는 올 시즌 51승 92패 1무 승률 0.357로 9위를 기록했다.최용재 기자 2020.10.3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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